전문가들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 바이든은 좋은 의도에서 여성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려 했을지 모르지만, 그게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지난 100년 사이에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일본, 북한, 중국, 베트남 등 4개 나라와 전쟁을 하였다. 그런 미국정부가 지난 한달 동안 일본, 중국, 베트남과 다양한 대화를 가졌다. 5월말에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과 일본을 방문했다. 6월초에 미국과 중국은 전략경제대화를 통해서 두 나라 사이의 각종 현안에 대해 조율했다. 미국의 대화상대에서 북한은 빠져 있다. 대화는커녕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하는 중이다.
사드를 포기하고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제재하게 하는 것과, 사드를 배치해 중국의 북한 견제 의지를 꺾고 북한에 핵·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프리핸드를 주는 것 사이의 선택을 더 포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전쟁 방지가 최우선이다. 남중국해에서 사드까지, 다시 두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휘둘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붕괴론이 베이징에서 무너지고 있다. 사드 배치는 북한 붕괴론의 붕괴를 더욱 재촉할 수도 있다. 사드에 관한 한민구 장관의 싱가포르 발언은 성급했다.
왜 저명한 미국 외교 정책 관련자들이 역행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하는 정당한 의문이 생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 국가들을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삼는 것은 현재의 (그리고 심지어 의회의) 정서에 반하는 것 같다. 미국의 군사력을 발휘하기 위해 전세계의 (돈이 많이 드는) 미군 기지들을 유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은 끝없는 전쟁에 지쳐가고 있지 않은가? 시리아에서 수니파 반군을 무장 및 훈련시키겠다는 건 벌써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한 일 아닌가? 왜 이 정책이 이번엔 더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국제규범을 명분으로 미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와 동일한 입장을 보여 온 일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분쟁 당사자가 아닌 역외자는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중국의 지원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안정에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서, 아세안처럼 집단적으로 미·중의 전략적 경쟁을 헤쳐 나갈 수단도 없는 입장에서, 한국 외교가 상당한 모험을 감수한 것이다.